Jaejun 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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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jun Yu Published on June 28, 2026

학부 기초교양 교육의 제도적 설계 — 전 계열을 아우르는 보편적 지성론

대학의 첫 학기는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요?

정답을 전달할 것인가, 아니면 정답이 없는 문제 앞에 서는 법을 가르칠 것인가. 누구나 고등학교까지는 정답 찾기에 길들여집니다. 그 관성을 대학에 들어와서도 쉽게 떨치지 못해 강의를 암기하듯 받아들이고, 자신의 생각을 내놓는 일에 머뭇거리게 됩니다. 이 관성을 깨는 일이 입학 첫해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이후로도 깨지지 않습니다.

내부 분석에 따르면 이 문제의 윤곽은 비교적 선명합니다. 서울대학교의 졸업 이수 학점 대비 주전공 학점 비중은 예일, 하버드, 스탠퍼드 등 해외 주요 대학들이 통상 30~40%대로 운영하는 것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으로 파악됩니다. 연계·연합 전공의 수 역시 해외 주요 대학에 비해 적은 편입니다. 전공의 벽이 너무 일찍, 너무 두껍게 서는 구조에서는 분과를 넘나드는 사유가 자랄 자리가 좁아집니다.

기초교육원장으로 재직하며 교육위원회와 함께 이 구조에 내놓은 답이 ’신입생 세미나 — 창의와 도전’과 ’융합주제강좌’입니다. 이 두 강좌가 설계된 기초교육원은 2025학년도부터 학부대학으로 통합·재편되었지만, 전 계열을 아우르는 보편적 지성교육이라는 설계 철학은 학부대학 안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신입생 세미나는 전공의 사전 지식 없이도 교수와 함께 연구 문제를 직접 발견하고 설계해 보는 1학점 S/U 강좌로 만들었습니다. 평가의 부담을 덜어내고, 정답이 없는 질문 앞에서 스스로 길을 찾는 경험을 1학년 때부터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융합주제강좌는 인간학개론, 행복, 생명, 미래와 같이 삶의 핵심 주제를 다학문적으로 다루도록 설계했습니다. 대형 강의로 여러 전공의 시각을 한자리에서 듣고, 소규모 분반 토론에서 그 시각들을 직접 논쟁하게 함으로써, 인문대 신입생과 공대 신입생이 같은 주제를 서로 다른 언어로 마주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 설계가 지향한 전환은 단순합니다. 지식의 전달과 습득을 중시하는 추격형(Fast Follower) 교육에서, 문제의 발견과 탐구를 중시하는 선도형(First Mover) 교육으로의 전환입니다. 그 바탕에서 길러야 할 역량도 명확합니다. 지식의 권위에 도전하는 비판적 사고, 협력과 소통과 공감, 그리고 정답 찾기에서 벗어난 창의력입니다. 이 세 역량은 분과의 숙련도가 아니라 사유의 양식이며, 물리학에서도 문학에서도 동일하게 요구됩니다.

이 통합 플랫폼이 향했던 목표는 더 멀리 있었습니다. 첫 1년의 사유 훈련이 모두에게 같이 다져질수록, 이후 각 전공에서 피어나는 역량은 더 깊어집니다. 분과학문 중심 체제에서 벗어나 입학 단위를 유연화하고 학부대학을 확대하려는 흐름도, 결국 이 보편적 토대 위에서만 의미를 갖습니다. 단과대학을 넘어 서울대학교 전체를 함께 그려가야 할 지금, 전 계열 신입생이 같은 지적 기반 위에서 출발할 수 있는 대학을 만드는 일이 다음 단계의 교육 거버넌스가 지향해야 할 모습입니다.

This article was updated on June 2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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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jun Yu

Jaejun Yu

Professor of Physics,
College of Natural Sciences, 
Seoul National University

Instagram: @jyu.sn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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