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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jun Yu Published on July 15, 2026

생성형 AI 시대, 서울대학교의 책무 — 증강된 지성인 양성을 위하여

생성형 AI 시대, 서울대학교의 책무 — 증강된 지성인 양성을 위하여

영국 고등교육정책연구소(HEPI)가 올해 발표한 조사에서 대학생의 94%가 평가 과제에 생성형 AI를 활용한다고 답했습니다. AI가 생성한 문장을 그대로 제출한다는 응답은 3년 사이 3%에서 12%로 늘었습니다. 서울대학교도 움직였습니다. 올해 초 AI 가이드라인을 제정했고, 지난달부터는 전 구성원에게 생성형 AI 서비스를 무상 제공하며 ’AI Native Campus’로의 전환을 선언했습니다. 규범과 도구는 마련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정면으로 물어야 합니다. 우리의 교육은 바뀌었습니까.

해외 학계의 진단은 아직 갈립니다. 지난해 MIT 연구진은 AI에 기대어 글을 쓴 학생일수록 뇌의 연결성이 약해진다는 ‘인지 부채’ 가설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곧 작은 표본과 설계의 한계, 결론의 과장을 지적하는 학술적 반박이 이어졌습니다. 논쟁이 남긴 교훈은 분명합니다. 학습은 학생에게 일부러 부과한 저항에서가 아니라, 몰입과 사회적 관계 속에서 개념을 함께 빚어가는 경험에서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세계의 대학들은 금지가 아니라 재설계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호주 시드니대학은 기존 평가의 약 90%가 AI로 수행될 수 있다는 자체 진단 위에서, 감독이 가능한 ’보안 평가’와 AI 활용을 전제한 ’개방 평가’를 병행하는 두 갈래 평가 체계를 2026년까지 전면 도입하고 있습니다. 평가가 바뀌지 않으면 교육은 바뀌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서울대학교가 실천해야 할 일을 다섯 가지로 제안합니다. 첫째, 평가는 암기한 답이 아니라 사고의 과정을 묻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둘째, AI 리터러시는 전공과 무관하게 모든 학생이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이 되어야 합니다. 셋째, 교수의 역할은 부정행위를 감시하는 사람에서 사고의 과정을 함께 다듬어주는 코치로 옮겨가야 합니다. 다만 이 전환은 교수 개인의 노력에 맡길 일이 아니라, 평가 재설계 지원과 행정 부담 경감으로 대학이 뒷받침해야 할 과제입니다. 넷째, 도구 접근의 격차를 넘어 활용 역량의 격차까지 해소하고, 구성원 각자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공정한 환경과 윤리 기준을 갖추어야 합니다. 다섯째, 그리고 무엇보다, 정보가 무료로 흘러넘치고 기술이 자동화되는 시대에 학생들이 대학에 오는 이유는 결국 사람에게 있다는 사실입니다. 멘토십과 협업, 비판적 토론이라는 공동체의 경험을 AI는 대신할 수 없습니다.

다섯 가지 과제를 관통하는 하나의 목표는 AI로 무장한 ’증강된 지성인’을 키우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너머에 더 큰 질문이 있습니다. 서울대학교는 외부에서 만든 도구의 소비자에 머무를 것인가, 아니면 한국형 소버린 AI 시대의 지적 생산자로 설 것인가. 서울대학교의 책무는 AI라는 강력한 엔진을 두려워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그 엔진을 제대로 운전하는 법을 사람과 사람이 함께 가르치고 배우는 공동체 안에서 길러내는 것, 그리고 언젠가 그 엔진을 우리 손으로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This article was updated on July 1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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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jun Yu

Jaejun Yu

Professor of Physics,
College of Natural Sciences, 
Seoul National University

Instagram: @jyu.sn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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