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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jun Yu Published on August 20, 2026

관악을 나선 다음 — 서울대는 무엇을 남기는가

관악을 나선 다음 — 서울대는 무엇을 남기는가

학장으로 일하는 동안 졸업식장에 앉을 때마다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식이 끝나면 그 사람들은 한꺼번에 관악을 나섭니다. 그리고 대개 그것으로 끝입니다. 우리는 저 사람들에게 무엇을 주어 보냈는가.

대학의 성과는 보통 대학에 남는 것으로 이야기됩니다. 논문 수, 연구비 규모, 새로 세운 건물, 국제 순위. 모두 필요한 지표이고 저도 그 숫자들을 들여다보며 일했습니다. 다만 그 가운데 어느 것도 정문을 나선 사람에 대해서는 말해 주지 않습니다.

취업률이 있지 않으냐고 하실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어디에 취직했는지는 우리도 압니다. 그러나 취업률은 그 사람이 어디로 갔는지를 알려 줄 뿐, 무엇을 가지고 나갔는지는 알려 주지 않습니다. 대학이 실제로 만들어 내는 것은 남는 것이 아니라 나가는 사람인데, 정작 그 사람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이 가장 적습니다.

그래서 이 시리즈를 닫으면서, 지금까지 드린 말씀을 그 가운데 한 사람의 시간표 위에 다시 올려놓아 보려 합니다.

입학해서 그가 처음 마주하는 것은 무엇을 배울지 정하는 방식입니다. 정답을 찾는 훈련에서 질문을 세우는 훈련으로 넘어오는 첫 1년, 이미 익힌 것을 다시 앉아 듣지 않아도 되는 통로. 교양 교육의 설계라고 불렀던 것은 그의 출발선을 어디에 그을 것인가의 문제였습니다. 재학 중에 그는 대학이라는 조직을 상대하게 됩니다. 담당자가 해마다 바뀌어 같은 설명을 처음부터 다시 하지 않아도 되는 것, 어떤 결정이 납득되지 않을 때 근거를 가지고 물을 수 있는 것. 행정과 데이터의 문제라고 불렀던 것은 실은 그의 시간과 그의 발언권에 관한 문제였습니다.

진학을 결정할 때 그는 두 개의 시계 사이에 섭니다. 4년의 시계와 10년의 시계가 하나의 조직에 얹혀 있으면 그 선택은 온전한 선택이 되기 어렵습니다. 연구자가 되고 나면 재원의 주기가 그대로 그의 주기가 됩니다. 3년마다 다음을 준비해야 하는 사람에게 10년이 걸리는 질문을 붙들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어디서 일할 것인가. 다섯 캠퍼스가 서로 다른 종목을 뛰면 그가 설 수 있는 자리가 그만큼 늘어납니다.

지난 글에서 저는 정할 수 있는데 정하지 않은 것들을 말씀드렸습니다. 그 목록을 반대쪽에서 보면 이렇게 됩니다. 정해지지 않아 기다린 시간은 결국 누군가의 시간이었고, 대개 가장 어린 사람의 시간이었습니다.

그가 정문을 나선 다음의 세계도 생각해야 합니다. 지난달 저는 생성형 AI 앞에서 대학이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를 말씀드렸습니다. 그것이 교실 안의 질문이었다면 여기서는 그다음입니다. 답을 아는 일은 점점 흔해지고 있습니다. 흔해지지 않는 것은 무엇을 물을지 정하는 일입니다. 지금 나가는 사람이 앞으로 삼십 년을 일한다면 그가 배운 지식의 많은 부분은 그 사이에 바뀔 것이고, 바뀌지 않는 것은 모르는 것 앞에 섰을 때의 태도입니다. 대학이 남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아마 그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한 나라 안에서만 일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기른 사람이 세계의 실험실과 현장에서 일하고, 세계의 사람이 여기에 와서 배웁니다. 이 왕래를 인재 유치라는 말로만 부르면 오는 쪽 한 방향만 보게 됩니다. 몇 사람이 왔는가보다 중요한 것은 오갈 만한 곳인가입니다. 그리고 그런 왕래는 학과 하나의 힘으로는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앞에서 조직의 이야기를 먼저 드린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 시리즈의 첫 글에서 저는 기부자의 요구 앞에서 대학이 어떻게 응답했는가를 말씀드렸습니다. 그때는 재원의 이야기로 썼습니다. 다만 대학으로 돌아오는 마음은 대개 대학에서 받은 것에서 나옵니다. 그러니 무엇을 남기는가라는 질문에는 두 번째 뜻이 있습니다. 우리가 그 사람에게 무엇을 남겼는가.

서울대학교를 나온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이 질문에 대학이 하나의 답을 정해 두면 그것은 교육이 아니라 규격이 됩니다. 답은 정문을 나선 사람들이 각자 만들어 갈 것입니다. 대학이 할 일은 그 답이 만들어질 조건을 갖추어 두는 것이고, 앞의 열세 편은 모두 그 조건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관악을 나선 다음에도 그 사람이 계속 질문할 수 있다면, 대학은 남길 것을 남긴 것입니다.

 

This article was updated on August 2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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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할 수 있는데 정하지 않은 것들
Jaejun Yu

Jaejun Yu

Professor of Physics,
College of Natural Sciences, 
Seoul National University

Instagram: @jyu.sn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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